오후 3시 회의실, 배당은 들어오는데 계좌가 반토막 났던 기이한 경험 직장 생활 5년 차를 지나며 결혼을 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게 되었을 때, 제 재테크 관점은 아주 거대한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. 그전까지 저에게 투자란 "20년 뒤 은퇴할 때 목돈을 만들어주는 S&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장기 성장 지수 투자"를 의미했습니다. 하지만 현실은 매달 25일 월급이 입금되자마자 대출 원리금 상환액, 아파트 관리비, 각종 생활비가 자동이체로 통장을 스쳐 지나갔고, 월말이 되면 제 잔고는 언제나 아슬아슬한 바닥을 가리켰습니다. 9시부터 6시까지 사무실에서 온 에너지를 쏟아붓고 오는데도 매달 나가는 고정 지출에 숨이 턱턱 막히자, 마음속에서 조급함이 맹렬하게 솟구쳤습니다. "10년 뒤, 20년 뒤에 주식이 몇 배로 오르는 게 지금 당장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 나한테 무슨 소용이지? 이번 달 내 통장에 즉각 현금을 꽂아주어 숨통을 틔워 줄 제2의 월급통장이 절실하다!"라는 간절한 열망이 온 영혼을 지배했습니다. 그 길로 저는 증권사 앱(MTS)과 유튜브 경제 채널을 뒤지며 '월배당 ETF'를 미친 듯이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. 당시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매월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연 분배율이 무려 8%에서 12%에 육박한다고 홍보하는 각종 커버드콜 월배당 ETF들과 고배당 상품들이었습니다.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. '여기에 내가 모은 시드머니를 넣으면 매월 정해진 날짜에 40만 원, 50만 원씩 배당금이 통장에 꽂힐 거고, 그 돈으로 대출 이자도 내고 통신비도 내면 내 직장 생활이 얼마나 풍요롭고 마음이 편안해질까?'라는 달콤한 환상에 빠졌습니다. 저는 기존에 묵묵히 모아가던 인덱스 성장주들을 대거 매도하고, 고배당률 숫자가 찍힌 월배당 상품들을 과감하게 매수했습니다.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은 현금 흐름의 달콤함에 눈이 먼 초보 투자자에게 가차 없는 시련을 안겨주었...